국제법 쉽게 이해하기

국가가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를 강제로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

inter_law 2026. 1. 5. 20:44

국경을 넘은 데이터, 국가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데이터 주권과 개인 권리가 충돌하는 국제법적 쟁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는 더 이상 한 국가의 영토 안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이 생성한 개인정보, 통신 기록, 금융 정보, 클라우드 저장 자료 등은 물리적으로는 외국의 서버에 저장되거나 외국 기업의 관리 하에 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안보, 범죄 수사, 조세, 행정 목적을 이유로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를 강제로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복합적인 국제법적 문제를 야기합니다.

국가는 전통적으로 자국민에 대한 관할권을 갖는다고 이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는 비물질적이며 저장 장소와 관리 주체, 접근 권한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한 인적 관할권 논리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데이터 회수 조치가 외국의 주권, 국제 인권 규범, 개인정보 보호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국제법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자국민에 대한 국가의 관할권 원칙

국제법에서 국가는 자국민에 대해 인적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국민이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국가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형사법, 조세법, 병역 의무 등에서 이러한 원칙은 이미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회수 문제는 단순히 자국민의 행위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가 존재하는 장소와 이를 관리하는 주체의 권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가 외국 영토 내 서버에 저장되어 있다면 해당 데이터는 외국의 영토 관할권과 법질서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자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데이터를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것은 국제법상 허용되는 관할권의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이터의 국제법적 성격과 영토성 문제

데이터는 무형 자산이지만 국제법은 여전히 데이터가 저장된 서버의 물리적 위치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서버가 위치한 국가는 해당 데이터에 대해 영토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으며 외국 국가의 강제적 접근은 주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외국의 동의 없이 해외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직접 회수하거나 접근하는 경우, 이는 전통적인 의미의 영토 주권 침해로 간주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국가들은 데이터 접근 문제를 외교적 협의나 사법 공조 절차를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데이터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국제법은 여전히 영토성 원칙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가의 일방적 데이터 회수 권한을 제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국제 인권법과 개인정보 보호 원칙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 회수 문제는 국제 인권법과도 깊이 연결됩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의 비밀은 국제 인권 규범에서 핵심적인 기본권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데이터를 강제로 회수할 경우, 이는 개인의 사생활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회수가 포괄적이고 비례성을 결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국제 인권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가는 정당한 목적을 제시해야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개입해야 합니다. 해외 거주라는 이유로 자국민의 인권 보호 수준이 낮아질 수는 없다는 점에서 데이터 회수 조치는 더욱 엄격한 국제적 기준의 검토 대상이 됩니다.


외국 기업과 제3자의 권리 침해 문제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는 종종 외국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국가가 데이터를 회수하려면 이러한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게 되며 이는 외국 기업의 영업의 자유와 계약상 의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은 자국 법률과 국제 규범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부담하고 있을 수 있으며 외국 국가의 요구에 응할 경우 자국 내 법 위반 책임을 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 간 법적 충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국제법은 일반적으로 외국 기업에게 직접적인 데이터 제공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으며 이 역시 국가 간 협력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국제 사법 공조와 데이터 접근 메커니즘

현실적으로 국가가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확보하는 주요 수단은 국제 사법 공조입니다. 범죄 수사나 테러 대응, 중대한 안보 사안의 경우, 국가들은 상호 법률 지원 협정이나 다자 협약을 통해 데이터 접근을 요청합니다. 이러한 절차는 시간이 소요되지만, 외국의 주권과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국제법은 일방적 강제 회수보다는 협력과 합의를 통한 데이터 접근을 선호합니다.

 

데이터 회수 문제가 빈번해질수록 이러한 국제적 메커니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안보 예외와 그 한계

국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예외적 조치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가 중대한 안보 위협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면 국가가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법에서 안보 예외는 무제한적인 면책 사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안보를 이유로 하더라도 비례성과 필요성 그리고 최소 침해 원칙은 여전히 적용됩니다. 광범위한 데이터 회수나 사전 통제 없는 접근은 국제적 비판과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 개념의 등장과 변화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데이터 주권이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가 생성된 국가 또는 데이터 주체와 관련된 국가가 일정한 권한을 가진다는 주장입니다. 일부 국가는 이를 근거로 해외에 저장된 자국민 데이터에 대한 통제 권한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주권 개념은 아직 국제법적으로 명확히 확립된 원칙은 아니며 오히려 국가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데이터 주권을 과도하게 주장할 경우, 국제법 질서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마무리하며

데이터 회수는 권리가 아니라 국제법적 균형의 문제입니다

국가가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데이터를 강제로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단순한 국가 권한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영토 주권, 국제 인권 보호, 개인정보 보호, 외국 기업의 권리, 그리고 국제 협력 질서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국제법 문제입니다.

국제법은 국가의 자국민 보호와 안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데이터 회수에는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데이터 접근은 국제 사법 공조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의 권리와 외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국가 권한은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정교한 균형 속에서 행사되어야 합니다. 해외 거주 자국민의 데이터 문제는 그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국제연합(UN),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유엔 인권위원회, 일반논평 제16호(사생활 보호)

유엔 인권이사회,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권리에 관한 특별보고서

유럽인권재판소(ECHR), 개인정보 및 통신비밀 관련 판례

사이버범죄에 관한 부다페스트 협약(Budapest Conventio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인정보 보호와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가이드라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 관련 보고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디지털 경제 및 데이터 이전 보고서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및 데이터 이전 관련 논의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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